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 시집'이성선 시전집'에서
▶이성선=1941년 강원도 고성 출생. 2001년 작고. 1970년 '문화비평' 등단. 시집 '벌레 시인', '山詩',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외. 정지용문학상 수상.
산정에 오르면 수많은 별이 보인다. 도시민 중에 별을 바라보며 사는 이가 얼마나 될까? 도시에서 갑갑한 것 중 하나가 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별을 잊고 살았다. 어린 시절 그 많던 별을 누가 다 먹어치웠는지 하늘을 올려다볼수록 백치가 된다. 별을 쳐다보며 무한한 꿈을 엮어야 할 아이들이 바라보아야 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밤하늘. 아이들은 하늘을 바라볼 생각이나 하고 있을까?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마음껏 소유할 수 있는 넓은 하늘과 무한한 별빛. 이들은 풍족하지 못한 자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평등한 소유물 아닌가. 가난해도 바라다 볼 별이 있고 하늘이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강영환·시인 |